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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협회장의 쓴소리 "도시재생 성공하려면 노후인프라 개선부터""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7.05.21 15: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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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이승환 기자>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생년월일(1953년1월24일)이 똑같았다. 마치 '운명'처럼 그도 재수 끝에 지난해 말 대한건설협회 회장에 선출됐다. 24년 전 건설협회 경기도회 간사를 맡기 시작해 협회를 잘 아는 만큼 회원과 소통을 잘 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등록 회원 숫자만 7500곳에 달하는 건설협회 회장이자 185만 건설업 종사자를 대표한다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후 두달을 갓 넘긴 유 회장을 건설협회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유주현 회장(64)은 "미래 사회를 바꿔 나갈 4차 산업혁명도 건설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면서 "건설이 바로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시티가 만들어지고 자율주행차가 달리려 해도 스마트 도로를 '지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지난 대선때 건설업계 염원을 담아 대선 공약에 반영되도록 애썼다"면서 "새 정부가 도시재생을 핵심 화두로 꺼낸 것처럼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노후 인프라스트럭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이뤘던 1970년대 이후 인프라가 노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프라(SOC) 투자 예산은 전년 대비 8.2% 줄어든 21조8000억원으로 2008년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건설협회 서울시회가 주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가 '노후인프라 성능개선 조례'를 제정했고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에 발맞춰서 전국에 확대 적용하는 입법도 추진중이다. 새 정부가 '도시재생'을 핵심 화두로 던졌지만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협회는 노후 시설물에 대한 인공지능(AI)기반 점검관리시스템 구축과 생활밀착형 시설물 발굴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유 회장은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기 활성화에 집중하는데 맞춰서 건설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건설업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생산과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면서 "건설사들이 경영난에서 탈피하기 위해 제값 받고 제대로 일하는 풍토가 조성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회장 선거때도 그는 '적정 공사비 확보'와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간 영업 범위 제한 폐지'를 강조했다. 유 회장은 "공사 원가에도 못미치는 저가 낙찰구조와 일방적인 공사비 삭감이 품질 저하와 건설 근로자 소득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며 "예산을 절약하면 고과점수를 높게 받는 기형적 구조에서 저가 낙찰 관행은 없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이 2008년 5.8%에서 2015년 0.6%로 떨어졌다.

그는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업계 이중 처벌이 대표적이다.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냈는데도 발주처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배상금을 내야 한다. 공공공사 임금 직불제도 취지는 좋다지만 원청업체에 행정적인 부담을 더해준다.

특히 올해 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21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IFAWPCA(아시아·서태평양지역 건설협회 국제연합회)'도 주최한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2일까지 '건설산업 융복합과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다.

유 회장은 "IFAWPCA한국대회를 통해 우리 건설사들이 중동 일변도 해외 진출에서 탈피해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는 베트남 미얀마 파푸아뉴기니 부탄 등 4개국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그는 3월 취임하자 마자 전국 지회를 빠짐없이 돌면서 회원사 목소리를 듣는데 주력했다. 올해 현안은 건설자재 수급 불안을 겪고 있는 동남권 모래채취 문제였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미래 지향적 과제 발굴은 협회 산하 건설산업연구원에 맡겼다. 앞으로 건설에서 기획과 금융,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관심이 크다.

건설협회 회장을 왜 맡았냐고 묻자 유 회장은 "건설사를 경영하던 초기부터 한국청년회의소(JC) 활동을 하다보니 기업인 대표로 봉사하려는 의지를 키우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협회에서 중소 건설사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연스레 회장으로 나섰지만, 확대된 부회장단에 대형사들이 참여해 업계 균형을 맞췄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건설업계 대표라 믿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운 음색에 차분하게 말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그의 집무실 옆 회의실 한쪽 벽에는 건설협회 전신인 조선토건협회(1947년 설립등기)에서 대한건설협회까지 회장들 얼굴이 새겨진 동판 21개가 쭉 늘어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준엄한 표정으로 건설업의 책임을 확인하는 듯 했다.

■ 유주현 회장은…

△1953년 경기도 안양생 △1976년 한양대 정치외교과 졸업 △1996년 신한건설 대표 △1993∼1997년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간사 △2003∼2009년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18·19대 회장 △2017년 3월~ 제27대 대한건설협회 회장·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사장·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이한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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