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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의 건축이야기] 땅의 한계를 극복하다
기사입력 2016.03.08 11:42:49 | 최종수정 2016.03.08 12: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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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 사진 = 변종석

대지는 자기만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대지는 저마다 다른 면적과 형태, 그리고 주변 여건을 갖는다. 그러므로 대지의 물리적 형상과 사회적 조건에 따라 건축설계 역시 상이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 만큼 설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필히 선행해야 할 것이 대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현장을 직접 찾는 일이다. 이 시간은 설계를 함에 있어 설렘을 느끼는 시간이며, 설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 처음 접하는 대지의 느낌이 향후 설계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장에서 느꼈던 주변의 느낌, 태양과 바람의 느낌이 설계에 반영되는 것이다.

좋은 설계를 진행하는 건축가는 대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남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대지의 형상과 입지가 난해할수록 건축가들은 더 큰 도전 과제를 안고 시작하게 되는데, 도리어 이 어려운 대지 조건들이 설계자 입장에서는 설계에 독창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기도 하고, 창작의 새로운 즐거움을 부여하기도 한다. 어려운 과제를 자신만의 독특한 해법으로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이 건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기 마련이다. 모든 주택 설계에 있어 대지의 조건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해야만 좋은 건축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건축이란 땅이 가진 여러 한계들을 오히려 좋은 공간적 조건으로 만들어 놓는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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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대지의 유형은 주로 경사를 가지고 있는 대지거나 코너에 위치한 대지이다. 불규칙한 형상을 가진 대지와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대지도 잘 살펴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들의 대지들이 도리어 특별한 건축물을 만들어 가는 조건이 된다.

우선 경사지가 주택 설계 시 특별히 좋은 점이 있다면 지하를 색다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경사지를 이용하여 지하를 지하 같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지의 가중치를 이용하여 한 쪽 면을 오픈하면 자연스럽게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지하 같지 않은 쾌적한 내부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지하공간은 지상과는 또 다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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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품은 마당 | 사진 = 변종석

코너에 자리한 대지는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여 자연을 담을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왕래로 인하여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거나 밤에는 차량의 불빛에 의해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관찰과 파악, 그리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공간적 해법이 필요하다. 또한 불규칙한 형상의 대지 또한 주택 설계에 있어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여러 형태의 땅 위에서 디자인을 완성해가는 작업이 주택 설계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일 것이다. 좋은 설계는 대지의 불규칙한 형상을 합리적인 공간 배치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가면서 디자인이 뛰어난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다. 평범한 대지에서 할 수 없었던 창의적인 사고와 제안을 이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는 한번쯤 과감히 시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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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하우스 | 사진 = 변종석

그리고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따뜻한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남향집을 원한다. 햇살은 자연이 준 선물로 집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에 일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대지의 조건상 남향으로 설계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는 적절한 건축형태를 통한 실 배치, 안마당과 같은 외부공간의 활용을 통해 최대한 땅의 한계를 극복해 가는 것이 설계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또한 향과 같은 자연적 요소가 아니더라도 인접도로, 소음, 프라이버시와 같은 주변의 사회적 요소를 잘 파악해 적절히 차단하고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또한 주변의 자연적 여건 이외에 이웃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주변 대지의 건축물과 그 프로그램,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설계의 방향이 바뀔 때가 부지기수다. 마찬가지로 좋은 설계는 이웃하고 있는 건물들의 상황을 판단하여 설계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기에 주변에 나대지가 있다면 차후 건물이 신축될 수 있는 상황까지도 고려하여 설계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창을 만들어 놓고서도 옆집과 마주하여 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옆집과의 관계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땅에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단독주택을 만들어 감에 있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이며, 주변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한다.



[글=U-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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