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유하우스의 건축이야기] 옛 지혜에 대한 존중
기사입력 2016.03.15 10:34:51 | 최종수정 2016.03.15 11:08:1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한옥의 가장 큰 공간적 특징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장면이 겹쳐 보이는 중첩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먼저 말해야 할 것이고, 다음으로 담장으로 인한 공간의 아늑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한옥의 특징은 현대건축이 놓치고 있는 중요한 우리 주거의 가치로서, 우리가 다시 되돌아보고 복원해야 할 중요한 주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우리 주거양식에 대한 자성적인 측면에서 근래에 들어 사회적으로 한옥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더불어 가회동, 북촌, 서촌과 같은 오래된 동네들과 한옥밀집지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옛 것의 가치가 재조명됨에 따라 옛 주거 형태인 한옥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북촌을 예로 들면, 몇 년 전과 비교해 그 모습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그 영향으로 인근 지역 상권까지 한옥이라는 공간의 형태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이는 한옥주거에 대한 관심이 커져갈 뿐만 아니라 한옥이 지닌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옥의 공간과 그 잠재성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건축에서 다시 한 번 옛 것과 한옥만의 공간적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옥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생활양식은 변화했지만 여전히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이 마음에 남아 있으며, 현대 주거에서 느끼기 힘든 옛 마을의 정서를 그리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1차원적인 욕구를 걱정하며 살아왔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문화적인 욕구가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시대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하여 생각하고 어떠한 공간에서 살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파트, 다세대, 단독주택 등 주거 형태를 선택할 폭이 넓어진 만큼 우리의 정체성과 고유문화를 표현할 수 있는 한옥주거에 대하여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옥의 공간구성과 의장적 요소를 차용한 한옥 형 아파트의 등장도 이 같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입부에 말했던 것처럼 한옥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마다 다양한 감동을 일으키는 장면의 다양성이며,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의 연계를 통한 공간의 확장성이다. 이러한 한옥 주거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며 한옥 공간의 장점을 현대 주택에 구현하고자 하였던 프로젝트가 세 곳의 교하 주택 프로젝트였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관연재 | 사진 = 변종석

교하 관연재는 진입로와 마당, 후정 공간을 중심적으로 계획하였다. 대문을 통과해 현관에 진입하기까지 한 번 우측으로 회전하게 함으로써 축에 변화를 주었다. 현관에 진입하면 마당의 공간이 보이고, 그 뒤로는 식당이 보이며 식당 뒤로는 뒷산의 풍경이 보이도록 하였다. 이는 한옥의 중첩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다양한 공간을 한 프레임 안에서 느끼게 하였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 = 변종석

마당을 중심으로 실을 배치한 만큼 넓은 중정형 마당의 공간이 이 집의 중심이다. 한옥은 실의 배치에 의해 공간들이 위계질서를 갖는다. 이 집에서 마당은 인체에 비유하면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며 햇볕의 농도를 조절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마당을 통하여 각 공간들을 연계할 수 있어 공간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당은 한옥주택에 있어 언제나 중심이 된다. ㄷ자형 한옥이든, ㅁ자형 한옥이든 언제나 기능적 공간들이 이 텅 빈 마당을 중심으로 모여 있고 펼쳐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희영재 | 사진 = 변종석

교하 단독주택 희영재는 경사지를 이용하여 위아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아래 공간을 편안히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공간 활용에 있어 편안함을 도모하였다. 경사지를 이용한 스킵플로어 구조로 계획해 높은 쪽에 위치한 거실에서 마당을 바라보게 하였다. 마당에는 한옥의 요소인 별채 공간도 계획하였으며, 별채 아래에는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평상을 만들어 우천 시에도 야외에서 가족들만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한옥에서 살다보면 실제 면적보다 체감하는 공간의 면적이 더 크게 느껴진다. 희영재에서도 다양한 공간의 연계를 통해 체감 면적을 더 크게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이러한 한옥 공간의 장점을 현대주택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주거 환경을 그 안에 담긴 삶의 모습이 더욱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큐빅하우스 | 사진 = 변종석

교하 주택 큐빅하우스는 경사지의 형태를 이용하여 공간들이 순환하는 흐름을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마당과 지하를 오가는 중간에 별채를 두어 지하공간과 1층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순환되도록 하였다. 자신의 집 안에서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활용에 있어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인데 더군다나 바깥에 별채가 있다는 것은 더욱 특별한 즐거움을 주는 공간적 경험일 것이다. 이처럼 큐빅하우스는 공간을 순환시킴으로써 외부공간의 활용도를 높였으며 한옥의 별채라는 개념을 현대 주택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별채는 소음 문제없이 자유롭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으며, 개인 집무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공간이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주택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주택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현대주택에 한옥공간이 지니고 있는 풍요로움을 담아갈 수 있도록 옛 선인들의 건축적 지혜가 필요할 때다.





[글=U-HAUS]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