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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안전 문제없어도…주거평가 최하등급 받으면 재건축 가능
주차·소방 부문 가중치 높여 E등급 받을 확률 높아져
애매한 D등급 받은뒤 재검증 받는 단지 늘어날듯
기사입력 2018.03.04 18:08:16 | 최종수정 2018.03.04 22: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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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새 기준 5일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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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5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소방차 진입 곤란, 주차대수 등 주거환경 평가 기준이 완화돼 서울 양천구 목동 등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데 다소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그러나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이후 국토교통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정책을 내놨다가 반발이 심해지자 후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정책 신뢰 하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토부가 주차대수·소방활동 여건 등을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서 평가점수를 높이기로 한 것은 규제 발표 이후 서울의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재건축 단지들 반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남 지역과 비교해 형평성 등 각종 불이익에 비판이 커졌다. 앞서 국토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의 항목별 가중치를 구조안전성은 20%에서 50%로 올리는 대신 주거환경은 40%에서 15%로 내리는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사실상 건물의 내벽·콘크리트 등 구조적 문제가 심각해 무너지기 직전의 아파트가 아니라면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커졌다.

이를 수용해 국토부가 강화된 기준에 맞춰 주거환경 세부 평가 항목 중 주차와 소방 관련 가중치를 대폭 높여 안전기준이 강화돼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보게 된 비강남 지역을 배려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주택건설 기준상 법정 주차대수는 전용 면적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가구당 통상 1∼1.2대를 적용받는다. 따라서 해당 아파트 단지의 법정 주차대수가 가구당 1대였다면 종전에는 실제 주차대수가 0.4대 이하일 경우 최하등급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0.6대 이하면 최하등급이 나온다. 소방 활동의 용이성이란 화재 시 소방차가 진입해 주차가 가능하도록 도로 폭이 6m가 돼야 하는데 아예 소방차가 진입조차 하지 못할 정도면 최하등급이고, 도로 폭이 6m는 안 되지만 소방차가 들어갈 수는 있는 정도면 그다음으로 낮은 등급을 받는다.

목동이 지역구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차와 소방 항목이 취약한 노후 단지는 안전진단 종합평가 점수가 '조건부 재건축'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더구나 주거환경 평가에서 전체 등급이 '최하'인 E등급을 받으면 구조안전성 등 다른 평가 없이 바로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는 개선안도 마련했다. 주거환경 분야에서 주차대수와 소방활동 부문 점수 비중이 50%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주거환경 E등급을 받아 재건축을 하게 되는 단지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번 제천과 밀양 등 화재 참사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노상에 이중·삼중 주차 문제가 심각해 비상시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곳들은 E등급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준 제이앤케이도시정비 대표는 "목동·상계동 등에서 30년 전에 만들어져 지하주차장 등이 부족한 아파트는 이번 조치로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개선안으로 30년 연한 전체 재건축 단지 중 얼마나 혜택을 볼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잠실에는 30년 전 아파트지만 주차대수가 가구 수 대비 1.8배에 이르러 요즘 짓는 새 아파트의 1.2~1.4배를 넘는 곳도 있다"며 "목동도 단지별로 천차만별이라 실제 안전진단을 실시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대수와 소방환경 점수가 E등급에 해당되더라도 다른 주거환경 평가 항목인 층간소음, 일조, 조망 등 점수가 높은 경우는 재건축 가능 등급인 주거환경 분야 E등급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컨대 구조안전성 분야와 주거환경 분야에서 D등급 정도를 받아 애매한 사례가 나온다면 새로운 규정에 따라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공기관들이 재검토해 최종적으로 재건축 가능 여부를 확정받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목동 주민들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안전진단 규제 강화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주민들의 집단 행동에 정부 측에서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주거환경평가가 15점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주차 평가 비중이 높아진다고 결과가 뒤집힐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기준 개선안 발표와 함께 5일 시행 원칙을 함께 밝힌 것에 대한 해석도 분분했다. 재건축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한 주민은 "짜맞추기식 정책 수정이 아닌 주민 불편함과 고통을 반영할 수 있는 안전진단 평가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추동훈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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