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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투명한 재건축 수주전 기대"…"이사비 적다" 의견도
기사입력 2017.10.30 15:52:37 | 최종수정 2017.10.30 16: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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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축소 불가피…"설계 등 차별화 어려워 대형업체 유리" 전망
공사비 경쟁도 심화할 듯…까다로운 재건축 대신 재개발 수주에 몰릴 듯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건설업계는 "예상보다 더 촘촘하고 강도 높은 대책"이라고 당혹해 하면서도 앞으로 수주전이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마디로 재건축 수주 문화가 많이 바뀔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위반 업체에 대한 시공권 박탈, 입찰참여 제한 등은 공공공사 이상의 청렴도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상품권이나 현금 등 금품 제공이나 고가의 선물, 호텔 식사와 같은 접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에 과열 양상을 보여온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이 클린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수주 담당자도 "재건축 수주전을 치르면서 건설사들이 그동안 불필요한 소모전을 많이 펼쳤다"며 "모두 다 법을 지킨다고 가정하면 수주전이 더욱 깨끗하고 공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 임직원은 물론 'OS(outsourcing) 요원'이라고 불리는 홍보업체 직원이 한 번이라도 금품 제공 사실 등이 적발될 경우 시공권 박탈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수주전이 매우 위축되고 조심스러워질 것으로 업체들은 예상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개선안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행정력을 동원해 위반 행위 등을 제대로 감시하고 적발해야 한다"며 "정부의 단속 의지가 강력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와 서울시가 마련한 이사비가 크게 낮아지면서 조합원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사비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지만 실제로는 조합원들이 이사비를 받고 부담해야 할 높은 세금 때문에 나중에는 조합 사업비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바꾸고, 건설사가 그만큼 공사비를 깎아주는 방식을 많이 써왔다"며 "이사비를 안 주면 건설사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는데 조합원들은 실제 투입된 이사비에도 모자란 돈을 받게 되면 부담이 커지고, 이주 촉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권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의 이사비는 통상 500만∼1천만 원 선이 지급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가 검토 중인 개선안을 따를 경우 전용면적 84㎡의 이사비용이 150만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개별 홍보가 허용되더라도 홍보 부스를 1곳으로 제한하고, 등록된 홍보업체(OS 요원)만 쓰도록 할 경우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될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정비업체 대표는 "재건축 조합원 가운데 단지내 거주하는 비율은 50∼60%에도 못 미치고 일부 소형 주택형이 밀집한 저층 단지는 외지 거주비율이 70%에 달해 OS 요원 등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개별 홍보를 많이 해왔다"며 "앞으로는 이런저런 제약이 많아 홍보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시공사 선정 방안 개선으로 홍보 용역을 맡아온 'OS 요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포 주공1단지의 경우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0∼400여 명의 OS 요원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앞으로 등록업체로 제한할 경우 수주전에 투입 가능한 홍보요원들도 절반 이하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건설사가 조합 설계안보다 업그레이드해 제시하는 대안 설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수주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반포 주공1단지와 한신4차 등 강남권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스카이 브릿지'나 인공지능(AI) 첨단 아파트, 무빙워크·오페라하우스 등 고가의 첨단 시설을 대거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주전에서 대안 설계에 대한 시공내역을 제출해야 한다면 과도한 비용이 드는 경우 조합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의 주택사업 담당은 "재건축 수주전에 제시한 조감도는 약간의 과장이 더해져 실제보다 미화되는 게 보통인데 시공내역을 제출해야 한다면 대안설계가 실제 가능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해 매우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시공사 수주전까지 짧은 기간내 내역서를 제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가 요지의 사업지 수주를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건설회사 수주 담당 임원은 "앞으로 사업 조건으로 차별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자금력이 있고, 브랜드 경쟁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주요 사업장을 독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재건축 수주 팀장은 "사업 조건에서 차별화가 안 되기 때문에 공사비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며 "공사비를 낮게 써내는 건설사가 유리할 것이고 이 경우 차별화된 설계나 고급 마감재 적용 등은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대신 앞으로 홍보 등 제약이 덜한 재개발 사업장의 수주가 과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은 어차피 당장 나올 수 있는 굵직한 사업장의 수주전이 마무리됐고 나머지는 초과이익환수 부활과 함께 시공사 선정도 늦춰질 것"이라며 "성수동이나 한남동, 수원 등 경기권 재개발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에 건설사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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