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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보증 `줄포기`…강남권 분양 중도금대출 `올스톱`
디에이치자이 개포 이어 서초우성1차·논현아이파크도 시공사 대출보증 않기로 결정
분양 받으려면 최소 7억 필요…중산층 강남 진입 길 막혀
청약과열 진정 효과 있지만 "부자만의 잔치" 비판론 거세
기사입력 2018.03.13 17:39:27 | 최종수정 2018.03.13 17: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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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 강남3구 3대 분양아파트 모두 중도금 대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대한민국에서 주거 여건이 가장 좋은 강남 새 아파트로 중산층이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이로써 당첨되자마자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들 아파트 청약은 현금 많은 부자들만을 위한 잔치가 됐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분양될 예정인 '래미안 서초우성1차'를 시공하는 삼성물산은 중도금 대출에 필요한 보증을 자체적으로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부터 열린 VIP 대상 분양설명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서초우성아파트 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서초우성1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통제에 따라 분양 가격이 4400만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15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HUG는 2016년 하반기부터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인 주택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 보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부 아파트는 흥행을 위해 건설사가 자체 보증으로 중도금 일부를 조달하도록 도왔지만, 이마저 막히게 되면서 이제 9억원 이상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계약금과 중도금을 당첨자가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계약금은 10%, 중도금은 60% 수준이다. 전용 84㎡ 기준 10억5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무사히 입주한다는 의미다. 자금이 부족해 계약을 포기하게 되면 청약통장 1순위가 없어지고 서울에서 5년간 청약이 불가능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굳이 중도금 대출을 하지 않아도 완판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는 데다 정부도 그다지 대출을 권장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굳이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를 분양할 당시에도 중도금 대출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계약 물량이 전체 일반분양의 약 20%인 36가구에 달했다. 별생각 없이 뛰어들었다가 중도금 조달 부담으로 포기한 사람들이다. 이 물량은 추첨을 통해 배정됐는데 1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시공사가 중도금의 40%를 보증해 미계약분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달 분양될 예정인 '논현 아이파크' 역시 일반분양 99가구 중 분양가가 9억원 미만이어서 HUG 보증이 가능한 전용 47㎡ 54가구를 제외한 45가구에 대해 시공사가 별도로 보증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도금 대출 중단 분위기는 진작부터 감지됐다. 최근 분양가가 확정된 '디에이치 자이 개포'(개포주공 8단지 재건축)는 당초 중도금의 40%까지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시공사에서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가계대출에 민감한 정부 정책 기조의 영향도 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풍부한 대기 수요를 감안할 때 중도금 대출이 없더라도 흥행에는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과도한 집값 상승과 청약 과열을 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중산층이 입지 좋은 새 아파트를 가질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점이다. 올봄 청약을 받는 강남권 3개 단지 모두 인근에서 최근 분양 또는 입주했던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때 4억~5억원가량 차이가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곳이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에 현 정부 기조대로 자율형사립고가 폐지된다면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주변에 일원초, 중동중·고, 경기여고, 휘문중·고 등 명문학교가 있으며 래미안 서초우성1차 역시 서초고, 양재고, 서울고, 은광여고 등과 가깝다. 논현 아이파크는 영동고, 진선여고 등 명문고와 대치동 학원가에 인접하다.

전세가 일반화된 국내 주택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강남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중산층 실수요자에겐 '그림의 떡'이 될 확률이 높다. 전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분양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셋집을 처분해야 하는데, 집주인은 퇴거하는 시점에 일괄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준다. 임시 거처가 없거나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중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시중에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이 없지는 않지만 집단대출에 비하면 금리가 비싸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너무 낮아 소득이 충분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대출 총액이 너무 적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중도금 대출 규제는 여신불안 해소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겠지만 중산층이나 서민들의 강남권 진입 기회를 막으면서 부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채권입찰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개별 아파트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생애 최초로 집을 사는 무주택자에게 한시적으로 LTV를 늘려주는 등 유연한 정책을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를 위한 중도금 정책 완화는 필요하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도 부모 자식 간 자금대차 등 편법을 노리기보다는 철저한 계획하에 현실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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