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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만 미군 떠난 용산…‘최고 부촌’ 용틀임 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신분당선 3重 호재
기사입력 2018.07.06 09:18:36 | 최종수정 2018.07.06 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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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용산은 계속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만 높았을 뿐 실제로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군기지 이전과 함께 이번에는 진정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용산 일대 주요 랜드마크 아파트가 지난 3~6개월 새 1억~2억원 이상 올랐다는 점이 단적인 예입니다. ‘용산은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2001년 7월. 서울시는 용산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했다. 용산 개발 계획이 본격적으로 수립된 순간이다. 그리고 17년이 지났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용산 개발은 정치적 이슈에 묻히거나 이해당사자 간 갈등으로 무수히 많은 계획이 좌초되고 무산됐다. “용산은 서울 최고 입지며 언젠가 개발된다”는 식의 말만 반복적으로 나왔다. 몇 번의 기대와 실망 속에서 시간만 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미군기지 이전은 용산 대변혁의 서막이 될 터다. 용산 마스터플랜 개발 계획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굵직굵직한 호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용산이 앞으로 서울에서 최고 부촌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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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심장’ 용산

▷용산공원부터 지하철까지 겹호재

용산은 서울에서 풍수지리상 최고 명당으로 평가받는다. 남산을 뒤에 두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입지를 자랑한다. 인왕산에서 안산으로 뻗은 서울 백호 지맥의 한 줄기는 만리재와 청파동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진다. 그 형상이 용과 비슷하게 생겨 이 일대는 용산(龍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부지 모양이 사람 심장을 닮아 ‘서울의 심장’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용산은 서쪽으로 마포구, 동쪽으로는 성동구와 접한다. 한강변을 끼고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등 6개의 다리가 용산을 지난다.

용산구만 따로 떼어놓고 지도를 살펴보면 가운데 아무것도 표시돼 있지 않은 녹색 공간이 눈에 띈다. 바로 주한미군기지(총면적 265만4000㎡, 약 80만평)다.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왼쪽은 용산역 역세권, 오른쪽에는 한남동과 이태원동이 있다. 북쪽은 후암동, 남쪽은 이촌동으로 이어진다. 용산 입지를 얘기할 때 미군기지를 빼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용산에서도 그야말로 한가운데 자리 잡았던 미군기지가 드디어 이전했다. 한국에 주둔한 지 73년 만이다.

주한미군은 6월 29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새롭게 지은 사령부 건물에서 청사 개관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미8군사령부가 옮긴 데 이어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소속 군인들은 올해 연말까지 모두 평택으로 옮겨간다. 110년 동안 일본 군용지에 이어 미군기지로 사용돼온 용산 일대가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을 마치면 243만㎡ 규모의 땅에 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용산민족공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그곳에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생태자연공원을 조성할 것”이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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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용산은 강남 접근성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진다. 사진은 신분당선 연장선 공사 현장.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 따르면 용산공원추진위원회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국무조정실, 서울특별시 등 8개 정부기관과 주요 전문가로 구성됐다. 현재 관 주도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법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용산공원은 이르면 2020년을 전후해 부분적으로 개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산공원추진위 관계자는 “용산공원은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생태녹지축을 형성하고 공원 주변과 조화로운 연계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국내외 공모와 시민·각계 전문가 의견 수렴,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 마스터플랜 윤곽

▷정비창 부지에 100층 빌딩

용산공원 조성보다 더 큰 호재도 있다. 바로 ‘용산 마스터플랜’이라 불리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다. 용산 마스터플랜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부터 용산구 한강로 일대까지 약 349만㎡ 부지를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용산역 일대부터 시작해 남쪽으로는 한강변, 북쪽으로는 서울역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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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마스터플랜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용산역 왼쪽에 위치한 ‘철도 정비창’ 부지 확보가 필수였다. 당초 코레일은 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12만4000㎡)를 묶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2007년 민간 건설사들이 모여 만든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PFV)를 시행사로 선정했다. 사업비만 31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릴 만큼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자금난 등을 이유로 2013년 무산됐다. 코레일은 토지대금 2조4167억원을 반환하고 용산역 부지 39%를 회복했다. 하지만 나머지 부지 61%에 대해서는 드림허브PFV가 반환을 거부하면서 소송이 이어졌다. 사업 진행이 더욱 늦어졌던 이유다. 올해 4월 코레일이 1심에 이어 2심에서 승소하고 드림허브PFV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소유권 분쟁은 마무리됐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지난해 3월 용산 마스터플랜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올해 하반기에 연구 결과가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 마스터플랜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코레일과 협의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스터플랜 핵심은 정비창 부지에 100층 이상 빌딩을 짓고 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지금으로서는 대규모 통합 개발 방식보다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분리 개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단위 구역별로 사업지를 쪼갠 뒤 사업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중국 등 해외 자본 유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후된 용산전자상가를 활성화해 4차 산업혁명 중심지로 만드는 계획도 마스터플랜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전자상가를 신사업 창업기지로 만드는 ‘Y밸리’ 프로젝트도 용산 마스터플랜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역에서 용산역을 지나 노량진역까지 이어지는 지상철도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용산공원 왼쪽으로 국제업무지구 조성이 계획돼 있다면 오른쪽에는 한남동 재개발 사업이 눈에 띈다. 총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한남동 재개발은 서울 뉴타운 중 최대어로 꼽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111만㎡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한 2~5구역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남뉴타운 오른쪽에는 한남더힐이 위치했으며 ‘나인원한남’도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다. 한남뉴타운 왼쪽에 위치한 유엔사 부지는 일레븐건설에 매각됐다. 무려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써 부지를 확보한 일레븐건설은 이곳에 최고급 주거타운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모든 개발이 완료되면 한남동은 서울에서도 으뜸가는 고급 주거지로 발돋움한다.

용산공원, 용산 마스터플랜, 한남뉴타운 등 3가지 중점 개발사업 외에 지하철 교통 호재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용산은 강남과 이어지는 지하철 교통이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강남역부터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지난해 5월 착공했다. 우선 1단계로 강남역에서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구간(2.5㎞)이 2022년 개통된다. 신사역에서 동빙고와 국립중앙박물관을 거쳐 용산역으로 이어지는 2단계 구간(5.2㎞)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후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통 시기는 이르면 2025년이다. 신분당선 연장이 완료되면 용산역에서 강남역까지 18분 만에 도착 가능해진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또한 기대된다. 인천 송도에서 용산역을 거쳐 청량리, 남양주를 잇는 GTX B노선은 2025년 개통이 예정돼 있다. 2025년이 되면 용산역은 고속철도(KTX)부터 GTX B노선,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신분당선 연장선 등 5개 노선이 모이는 통합 역사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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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한남동 ‘나인원한남’이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나인원한남이 준공되면 한남동은 새로운 고급 주거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들썩이는 용산 땅값

▷10년 만 최고 기록 갈아치워

각종 개발 호재가 쏟아져 나오는 만큼 요즘 용산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들썩인다. 최근 용산 집값은 10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용산구 주택매매지수는 104.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는 2008년 10월 103.4였다. 3월 이후에도 용산 집값은 계속 올라 4월 104.6, 5월 매매지수는 105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가 100.6이고 서울이 103.5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용산 부동산 시장은 크게 이촌동 재건축 단지와 용산공원 주변 주상복합아파트, 한남동 재개발 지분 투자로 나뉜다.

용산 개발 최대 수혜지 중 하나로 꼽히는 동부이촌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전반적인 매매 시장 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다.

한강변을 따라 들어선 한강맨션이나 왕궁맨션 등 재건축 단지는 사업 순항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촌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용산 한강변 단지는 남향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다”며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향후 공급이 줄어든다면 일반분양 시점에는 분양가가 3.3㎡당 1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전용 87㎡는 지난 3월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몇 억원이 올랐다. 3월에는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매도 호가는 무려 25억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빙고동에 위치한 신동아아파트(전용 95㎡)도 3개월 만에 약 8000만원 상승했다.

왕궁맨션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가구 수(250가구)를 유지하는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시에 제출한 조합은 올해 연말까지 건축심의를 통과한다는 계획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한강맨션은 강북 최고의 재건축 단지로 용산 랜드마크로 떠오를 수 있다”며 “신동아아파트는 정남향 한강과 북향의 공원 조망으로 서울 최고 조망권 단지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산 마스터플랜으로 가장 주목받는 동네는 서부이촌동이다. 용산 마스터플랜이 서부이촌동 한강변과 연계해 개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부이촌동 또한 동부이촌동 못지않게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서부이촌동 북한강성원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초와 비교해 무려 1억6000만원 상승했다. 인근 3.3㎡당 대지지분 가격도 1억원을 돌파했다. 한남뉴타운(소형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용산공원 주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는 용산 파크타워와 시티파크가 주목받는다. 두 단지는 대부분 동에서 용산공원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09년 준공한 파크타워는 6개 동, 888가구로 구성됐다. 파크타워 전용 134㎡는 6개월 만에 약 2억원 올랐다. 용산공원 조성이 본격화되면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크타워보다 1년 앞선 2007년 준공한 시티파크 또한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다. 전용 143㎡가 지난해 말 이후 6개월 만에 1억5000만원 상승했다. 정봉주 용산푸르지오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용산공원 주변 단지 중에는 아직 짓지 않은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보다 파크타워나 시티파크 50평대(전용 130~150㎡) 물건이 더욱 인기 있다”며 “같은 단지라도 용산공원 조망 여부에 따라 최대 5억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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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반포 잇는 3대 부촌

▷학군 형성·도로정비는 미지수

대형 개발사업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용산은 서울에서 강남을 대체할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용산에는 국내 재벌들의 단독주택과 외국 대사관 등이 위치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10여개 박물관·미술관이 모여 있으며 연간 2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다.

미군기지 이전으로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부촌의 여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자연환경, 문화, 의료, 교통 등 여러 측면에서 강남을 대체하는 고급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용산에는 1~2년이 아닌 10년을 내다보고 장기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용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시설과 학군 문제는 해결 과제다. 일부 좁은 도로를 정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난 5년간 서울 부동산 가격은 줄기차게 올랐다. 부동산 경기 변동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금을 매수 시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용산은 굵직한 개발사업이 제대로만 진행된다면 압구정, 반포와 함께 서울 3대 부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5~10년 후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용산은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로 분류할 수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의 생각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5·창간39주년 특대호 (2018.07.04~07.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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