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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청년우대 청약통장’에 우대 못 받는 청년들
기사입력 2018.08.06 1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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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휴가까지 내고 은행에 다녀왔는데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라서 가입을 거절당했습니다. 높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부모님과 사는 청년은 아무도 가입 못 하는 것 아닌가요.” (직장인 A씨, 28세)

지난 7월 31일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판매가 전국 시중은행을 통해 시작됐다. 그러나 막상 판매가 시작되자 A씨처럼 ‘무주택 세대주’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가입을 거절당하는 청년이 대부분이다.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이 ‘빛 좋은 개살구’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배경이다.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은 청년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로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다. 시중 금리의 2배 수준인 최대 3.3%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데다 비과세·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이 담겨 큰 기대를 모았다.

논란이 된 부분은 ‘무주택 세대주’ 조건이다. 무주택 세대주는 본인이 세대주면서 함께 사는 가족(세대원) 중 아무도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만 19~29세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대부분은 독립할 여력이 안 돼 가족과 함께 사는 무주택 ‘세대원’이다. 만 19세~29세 청년 총 712만90명 중 세대주는 143만7088명으로 전체의 20.1% 수준에 그친다. 이 중 소득이 연 3000만원 이하며 무주택자인 청년은 더 적을 터다. 적어도 청년 열 명 중 여덟 명은 청년우대 청약통장 가입 조건에 아예 해당하지 않는 셈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년들이 가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주소지를 이전하거나 부모와 세대분리하겠다는 웃지 못할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한다.

“판매 시작 첫날에만 청년 고객이 20명가량 찾아왔는데 실제 가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2~3명 정도였다. 청년의 내집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에 맞게 무주택 세대원에게도 혜택을 주고 가입 요건도 판매 전부터 명확하게 안내했어야 한다.”

한 시중은행 직원의 일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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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0호 (2018.08.08~08.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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