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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아파트 공사도 스톱…지방은 초비상
작년 말 분양 강원 인제 아파트 돌연 공사 중단해 계약자 발 동동…청약·계약 저조해 자금난 발생
지난 1년간 전국 신규분양 중 20% 미만 분양단지 60곳 넘어
제주·순창선 `청약제로` 단지도…지방 아파트 유사사례 속출할 듯
기사입력 2018.04.15 17:11:08 | 최종수정 2018.04.15 20: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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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분양한 강원도 인제군 합강리 인제 양우내안애 아파트 공사 현장. 지반 조성 공사를 하 던 상태에서 공사가 중지된 채 방치돼 있다. [매경DB]

식어가는 지방 부동산 경기를 방증하듯 강원도에서 분양을 마치고 착공까지 한 아파트 단지가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저조한 분양 때문에 공사비가 부족해서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1순위 청약자가 단 1명도 없는 '청약 제로' 단지도 속출해 비슷한 현상이 곳곳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인제에서 지난해 말 분양한 '인제 양우내안애' 공사가 중단된 채로 방치돼 있다. 사업자 측에서 처음부터 공사를 중단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제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착공신고서가 제출됐고, 현재 사업현장에는 기본적인 지반 조성 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있다.

인제군 합강리 370 일원에 들어설 예정인 인제 양우내안애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일반 청약에서 217가구 중 16가구만 청약이 이뤄졌다. 전체 물량의 7%만이 분양된 것이다.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실제 계약자는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를 하면서 미분양을 최대한 소진하면 된다는 판단에서 착공은 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이 예상보다 더 어려워지자 공사비 부족 등 이유로 일단 공사를 중단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주무관청인 인제군청에는 아파트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는 수분양자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인제군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지만 공사가 지연되는 것을 두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상급 부처에 질의하려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행사나 시공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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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사업자 측은 반드시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제 양우내안애는 시행사인 중경디앤씨가 한국자산신탁에 시행을 위탁해 추진 중인 차입신탁 방식 사업장이다.

자체적으로 금융을 일으킬 여력이 없는 시행사가 흔히 채택하는 구조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분양이 됐으면 입주 예정일까지 준공시켜주면 되는 것이고, 만약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며 "분양이 예상보다 부진해서 일단 공사를 중단했지만 재정비한 후 다시 사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업장 일대 시장 분위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투자 수요 유입이 끊긴 데다 양우내안애 분양 직전에 인근에서 타 아파트 분양이 다수 이뤄져 실수요도 많이 흡수해버렸다. 절대적인 수요 대비 공급이 너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 부동산 경기 냉각은 이미 2016년 하반기부터 감지됐던 현상이다. 지난해와 올해 청약시장에서도 일부 광역시만 흥행에 성공했을 뿐 지방 아파트 미분양은 비일비재했다. 사업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이 무리해서 분양에 나선 것은 확보한 토지를 개발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 때문이다. 특히나 시장 상황이 안 좋을때에는 일부 미분양이 나더라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사업자는 주택 경기가 좋다고 판단해서 지난 몇 년간 공격적으로 택지를 확보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시장 상황이 반전됐다"며 "이미 사업 스케줄을 다 짜둔 상태에서 접을 수도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분위기상 인제 양우내안애와 유사한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아예 분양을 포기하는 사업장도 나올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1년간 청약을 실시한 단지들 흥행 성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물량의 20% 미만으로 분양된 단지 수는 61개에 달했다.

대부분 지방 또는 수도권 외곽 도시였지만 광역시인 인천에도 두 군데가 있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부동산은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에 악성 미분양이 쌓여 자칫 시행사 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1순위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청약 제로' 단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북 순창군에서 분양한 '순창온리뷰2차'는 126가구를 공급했는데, 1순위 청약자가 1명도 없었다. 제주시 한림읍에 도전장을 낸 '제주대림위듀파크'도 총 42가구 분양에 1순위 청약자가 없었다.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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