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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전문가 10人 진단 "당장 과열은 식겠지만…전월세 세입자 피해볼수도"
역대급 초강력 대책에도
장기적 효과는 `글쎄`
부부 1억 벌면 전세대출 제한
실수요 직장인에 피해 불똥
다주택자 징벌규제 많지만
매도 이끌어낼 유인책 부족
기사입력 2018.09.13 17:52:21 | 최종수정 2018.09.14 09: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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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3 부동산 종합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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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재조정을 통한 종합부동산세 인상,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원천 금지 및 전세자금대출 차단 등을 골자로 한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작년에 내놨던 고강도 8·2 부동산대책을 잊게 할 만큼 초고강도 대책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종부세로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에 대한 비용을 늘리고 대출 규제로 돈줄을 막아 추가 주택 구입을 원천 봉쇄하고, 전세자금대출마저 소득 기준을 추가해 확 줄였다. 공포심리를 조장해 단기적으로 거래를 발생시키지 않게 하거나 일부 급매를 유도해 단기적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동의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공급대책이 빠져 장기적 차원에선 우상향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와 함께 대출을 조여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더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려면 퇴로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종부세 인상과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가 겹치면서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매일경제는 강민이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등 부동산 전문가 10인(가나다 순)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실시해 9·13 부동산대책에 대한 평가와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단기적인 '집값 상승 저지'에 대해선 이번 정책이 대체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명숙 부장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은 사지 말라는 신호를 종부세 인상으로 준 것인데, 사실상 서울에서 추격 매수 심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조세나 대출규제 부문에선 가장 강력한 수준의 대책이라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시장에서 일시적 조정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며 분위기에 휩쓸려 추격매수를 하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줘 불필요하게 달아올랐던 투자 열기를 식히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세금만으로 시장 수요를 억제하려는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도 많았다. 권대중 교수는 "세금으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건 심리적 부담감 외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백광제 연구원도 "신규 투기 수요는 차단했지만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도할 만한 공급 측면의 정책이 없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센터장 역시 "당장 큰 불은 잡히겠지만, 공급 대책이 빠져 있어 서울 집값 상승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들의 출구가 없어 매물은 계속 잠길 것이고, 결국 공급은 계속 부족 상태에 머물러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만약 올해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부터 당장 다주택자들은 종부세율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안게 되지만 최고 62%에 달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때문에 선뜻 매물을 내놓기 힘들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이라는 퇴로가 있었지만 이번에 정부가 이것마저 차단하면서 다주택자들은 결국 보유하며 버틸 가능성이 크다.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들의 경우 과도한 보유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던질 수 있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백광제 연구원은 "근본적 해결책인 도심 공급 확대에 대한 부분은 실현 방법이나 시기 등 디테일이 없고, 세금 문제만 잔뜩 나열해 효과적인 '증세 정책'만 됐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1년도 채 안돼 축소시킨 것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다. 김덕례 실장은 "작년에 발표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부여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상당히 좋은 정책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이번에 후퇴하면서 임대주택시장 안정화와 고도화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서민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이 전세나 월세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고, 전세자금대출 규제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우려했다.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가율을 유지하려는 시장 속성이 있어서 갭 메우기 차원에서 매매가격에 근접하게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전세시장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소장은 "갭투자자들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여전히 매도보다는 보유하면서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해 전·월세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정순우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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